마이콘도파트너스

유닛의 가치를 평가할 때 유닛의 층과 향, 그리고 콘도의 로케이션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우리는 도면 이야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미래에 지어질 분양 콘도의 경우 시공사가 제공하는 브로슈어와 제한적인 자료 만으로 구매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도면의 중요성은 더더욱 올라가기 마련이다. 

적게는 몇 개, 많게는 몇 십 개의 도면을 둘러보고 비교해야 하는 상황. 내 눈엔 다 똑같아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길래 

같은 면적에 조건이 동일한데도 가격 차이가 나는 걸까? 물론 중개인과 상담을 하겠지만, 그전에 스스로 좋은 도면을 고르는 눈을 기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1. 유닛의 모양

요즘에는 이렇게 둥글거나 커브가 있는 외형을 가진 콘도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물론 개성 있고 외관상 아름답기는 하지만, 과연 실내는 어떨까? 

좋은 콘도를 소개하고 설명해야 하는 중개인들 입장에선 난감한 도면이 많을 것이란 걸 외관만 봐도 예상할 수 있다. 

이런 굴곡진 콘도의 모든 도면들이 다 좋지 않은 건 아니다. 모든 도면이 다 좋지 않다면 그냥 이 콘도 자체를 제외하면 되니 오히려 쉽다. 

콘도의 외관이 화려할수록, 굴곡질수록, 복잡할수록 전체 도면 개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그중에서 좋은 도면과 그렇지 않은 도면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 번째 예를 들어보면, 우선 마스터 베드룸은 괜찮다. 완전한 직사각형은 아니지만, 그래도 굴곡이 굉장히 최소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문제는 두 번째 방이다. 끝 쪽에 위치한 이 방은 굴곡이 매우 심한 쪽에 위치하고 있고, 도면에 보이는 9피트 6인치라는 길이는 

가장 끝에서 끝의 길이 (Widest Point)이기 때문에 숫자를 보이는 그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 

원래대로라면 가로세로 10피트씩 넘는 방 (100SF이상)에는 퀸 사이즈 침대가 들어가고도 남지만, 이 방 같은 경우에는 

더블베드 하나 들어가면 남은 자리가 거의 없을 것이다 (빨간 네모). 더 큰 문제는, 침대가 들어가고 나면 방의 굴곡적인 특징 때문에 

침대 뒤쪽으로 남은 공간을 쉽게 접근할 수 없다 (빨간 화살표). 해당 공간이 죽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굴곡진 도면을 살펴보자. 엄청나게 많은 창문을 가진 코너 유닛이기 때문에 채광은 확실할 것이며, 

안방과 두 번째 방이 떨어져 있어 (Split Bedroom) 사생활 보호도 잘 되는 좋은 구조인 것 같지만, 여러 가지 아쉬운 면이 있다. 

우선 입구에서 거실까지 가는 복도가 길어도 너무 길고 (나중에 더 자세하게 다룰 테지만) 주방/거실 공간에서 점수를 다 까먹는 도면이다. 

거실에서 이렇게 굴곡이 많아버리면, 큰 가구들의 배치가 굉장히 애매해진다. 시공사가 도면에서 제안하는 배치가 어쩌면 

베스트 옵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사실 이 배치도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소파와 식탁 모두 큰 가구들인데 이런 도면을 선택함으로써 가구들의 모양까지도 굴곡에 맞게 맞춤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꼭 커브형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다각형 도면도 선호되지 않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이 아닌 이런 비틀어진 다각형 도면은 유닛 안에서의 이동 경로가 넉넉하게 확보되기 위해서 

일반적인 디자인보다는 다각형 도면에 알맞게 특이한 디자인의 가구가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 

즐겁고 설레는 가구 구매와 배치가 잘못된 도면 선택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2. 안방 (Primary Bedroom) 의 사이즈

휴식과 수면을 담당하는 안방의 사이즈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안방조차 작은 사이즈로 인해 필요한 가구들을 전부 넣을 수 없게 되거나, 넣고 나니 감옥같이 느껴진다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사이즈의 안방이란 약 100SF 이상을 일컫는다 (10피트 x 10 피트). 

요즘 지어지는 신축들 사이즈를 보면 점점 작아지는 추세여서 100SF이 힘들 수도 있지만, 그보다 적다면 적어도 굉장히 근접해야 하고 모양 또한 유심히 봐야 할 것이다.

굉장히 효율적인 디자인이라고 평가되는 도면을 하나 보자. 

총 510SF 유닛에서 우선 안방 면적이 100SF 이상이며 정사각형에 가깝고 (10 피트 x 10 피트) 

도면에 보이는 침대는 퀸 사이즈 침대인데 침대와 양쪽에 2개의 사이드 테이블이 들어가고 나서도 침대 주변으로 

약 3피트의 여유 공간이 있어 TV나 별도의 옷장이 들어서기에도 무리가 없는 좋은 사이즈의 안방이라고 볼 수 있다.

3. 복도 (Corridor)의 길이

‘죽은 공간’이 최소화된 도면이 좋은 도면이라는 말은 아마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럼 ‘죽은 공간’이란 정확히 어떤 공간을 말하는 것일까? ‘죽은 공간’ 즉 Dead Space란 목적이 있는 공간이지만 (예: 이동) 

정작 좋은 목적으로 쓰임은 없는 공간이다. 바로 방과 방을 이어주는 복도가 그러한 죽은 공간의 예가 될 수 있는데, 

정말 이동만을 위한 공간이지 다른 목적으로는 잘 쓸 수가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너무 긴 복도가 있는 도면은 좋은 도면이 될 수 없다. 두 가지 예를 살펴보도록 하자.

왼쪽 도면처럼 작은 사이즈의 유닛일수록 복도의 길이에 따라 유닛의 총 사용 가능한 공간 (Living Space)이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안 그래도 1베드라서 작은데, 복도로 인해 더 작게 느껴지는 것이다.  만약 조금 더 큰 유닛을 구매할 때는 어느 정도의 복도가 있어도 괜찮겠지만 

오른쪽 도면처럼 너무 긴 복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무려 160SF의 복도인데, 이것은 웬만한 안방 사이즈보다 넓은 면적이다.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시공사들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죽은 공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유닛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편인데, 

왼쪽 도면은 큰 사이즈의 테라스를 제공받았고 오른쪽 도면은 무려 3개의 발코니를 제공받은 모습이다. 

따라서 무엇을 더 선호하는가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저런 긴 복도 길이는 추천하지 않는다.  

너무 길지 않고 적당한 길이의 복도는 오히려 좋을 수 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주방이 훤히 노출되는 유닛은 사생활 보호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약간의 복도를 통해 주방 공간이 바로 노출되는 것을 막고, 또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어느 정도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4. 향 (Exposure)

채광과 직결되는 유닛의 향은 구매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북향이 1년 내내 가장 빛이 적게 들어오기 때문에 집안에 키우는 식물이 많거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북향은 선호되지 않는다. 

반대로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 매일 해가 지고 나서 귀가하는 사람일 경우 북향 유닛이 분양가가 저렴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투자 조건이 될 수 있다. 동향의 유닛은 아침 해가 많이 들고 서향의 유닛은 오후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빛이 많이 들어오는데 

서향이 일반적으로 더 오랜 시간 해가 들어오기 때문에 여름에는 꽤 더울 수 있다. 

토론토 GTA 지역에 분양되는 콘도들은 남향 유닛들이 대부분 더 비싼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온타리오 호수가 보일 수 있는 가능성과 (Lake View) 

남향 특성상 하루 종일 가장 많은 해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히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콘도의 주변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만약 콘도 남쪽이 막혀있어 남향이 주는 장점들을 즐기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굳이 남향 프리미엄이 얹어진 

높은 분양가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질 수도 있으니 중개인과 충분히 상의를 해야 한다.

5. 각 층 (Floor Plate)에서의 유닛의 위치

선택한 도면의 유닛이 각 층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입주 이후의 삶을 한번 예상해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나 엘리베이터와 쓰레기 투기소 (Garbage Chute)와 내 유닛과의 거리이다. 

세대수가 많을수록 엘리베이터 이용객들이 내는 소음, 쓰레기 투기소 문 닫히는 소음, 유리병이 내려가며 깨지는 소음 또한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너무 가깝지만 않으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